東(동)은 일반적으로 나무에 해가 걸려있는 형상이라고 알고 있다. 그러나 동쪽에서 해가 뜰 때만 나무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서쪽으로 해가 질 때도 나무에 걸린다. 그러므로 해가 나무에 걸렸다고 동쪽이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. 그리고 각종 이와 관련된 글자를 살펴보아도 해가 나무에 걸렸다는 것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. 글자의 초기의미 즉 본의를 알면 이에서 파생된 글자 및 이와 관련된 글자의 의미를 추적하는 데에 유리하다. 현대의 일반적인 문자는 표음기능만을 갖으므로 음성만을 통하여 그 의미를 추적할 수 밖에 없다. 그러나 한자는 형상과 음성을 통하여 그 의미를 추적하게 되므로 일반문자에 비교하여 본의를 알아내는 데에 유리하다. 다시 말하자면 한자는 다른 문자에 비하여 음성적인 보편성이 결여된 반면 형상적인 보편성을 확보하였다고 말 할 수 있겠다. 정리하여 보면 한자는 형음의(形音義)의 종합체로 형상(形)과 음성(音)을 통하여 의미(義)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.
西
